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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비뉴스 편집실
아침이 있는 삶
- 김민지
- 조회 : 956
- 등록일 : 2015-08-11
아침이 있는 삶 | ||||||
[글케치북] "나"의 아침을 찾기 위한 "9시 등교제" | ||||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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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은 전쟁을 치르는 시간이다. 아침을 맞이하는 소리는 평화롭다기보다 떠들썩하다. 청아한 새의 지저귐은 진군을 재촉하는 나팔 소리 같다. 학창시절 내게 아침은 전쟁터와 같았다. 당장 집에서부터 전쟁이 시작됐다. 잠을 깨우려는 엄마와, 1분이라도 더 자려는 나와의 싸움이 시작된 탓이다. 준비가 늦은 탓에 서둘러 현관문을 나서야 하지만, 밥 한 숟갈 먹겠다고 입안 한가득 음식을 양껏 밀어 넣은 후에야 발걸음을 재촉하는 일이 다반사였다. 아침은 긴장의 시간이다. 0교시부터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수업을 소화하느라 정신을 곤두세워야 하는 까닭이었다.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을 묘사하듯 빠르게 진행되던 템포가 갑자기 속도를 늦추는 페르퀸트 제1모음곡 <아침> 리듬처럼 무거운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이다. 긴장은 점심시간 때까지 지속됐다. 아침 시간은 ‘보냈다’기 보다 ‘치러냈다’는 쪽에 더 가까웠다.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