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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비뉴스 편집실
빨래방에서 소외된 마을을 기록하다
- 16기 우현지
- 조회 : 2005
- 등록일 : 2023-08-01

<부산일보> 디지털미디어부 ‘2030팀’의 두 기자와 두 PD은 단편적으로 기록되어온 호천마을의 진짜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다. 적어도 몇 달을 함께 지내야 주민들의 진정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. 그들과 친밀해지려면 그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먼저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.
그래서 무료 빨래방을 차렸다. 호천마을에는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빨래방이 없었다. 집에서 처리하기 힘든 이불 빨래를 무료로 할 수 있는 곳이 생긴다면, 주민들도 반길 것이라고 취재팀은 생각했다. 일정 기간 운영되는 가게를 열고, 그 공간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의 이슈를 취재하는 ‘팝업 스토어(pop-up store) 저널리즘’을 구현하겠다는 프로젝트였다.
지난해 5월부터 약 6개월 동안 취재팀은 ‘산복 빨래방’을 열어 주민들의 빨래를 도왔다. 세탁비를 받는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. 마을 주민의 삶에 스며들자, 어머니이자 노동자였던 이들의 진솔한 삶을 들을 수 있었다.